멀리 하버브리지가 보이는 시드니 남동쪽 러시커터만에서 요트를 즐기고 있는 호주시민들.국민 대부분이 해양스포츠를 즐긴다는 호주에서는 ‘귀족 스포츠 ’요트도 적은 비용으로 쉽게 즐길 수 있다.


크루(Crew)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로프를 감고, 돛을 살피고, 장비를
확인했다. 황금빛의 52피트(15.8m)짜리 '이치방(Ichi Ban)'호는 이내
출항 준비를 마쳤다. 선장 로저 힉맨씨는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
선주가 배 이름을 '최고'라는 뜻의 일본말로 지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탄소 소재로 만든 새 경주용 요트라 값은 8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도 했다. 그래서 당연히 다들 '프로 크루'일 것으로 짐작했다가
"나를 포함한 동료 15명이 모두 아마추어"라는 대답에 놀랐다.

이들은 하버브리지가 바라보이는 시드니 남동쪽 러시커터만에 자리잡은
호주 요트클럽(Cruising Yacht Club of Australia·CYCA) 회원들. 평소엔
직장에 다니다 토요일이나 평일 밤 등 1주일에 두세 번 닻을 올려 바다를
누빈다.

국민 대부분이 해양스포츠를 즐긴다는 호주에서는 '귀족 스포츠'로
알려진 요트도 생활 가까이에 있다. 누구라도 적은 비용으로 쉽게 입문할
수 있고, 배의 크기와 급에 따른 단계별 강습과 항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기량을 쌓을 길이 널려있다.

1944년 창립, 400척 가까운 배와 회원 2500여명을 자랑하는 호주 최대의
요트클럽 CYCA에 가입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기존 회원의 추천과
재청을 받은 뒤 입회비와 연회비를 합쳐 1100호주달러(약 77만원)를 내면
정식 회원이 된다.

물론 회비 외에도 배를 유지하려면 추가로 돈이 필요하게 마련.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은퇴하고 클럽 홍보를 맡고 있는 피터 캠블씨는
길이 27피트(8.2m)짜리 요트를 가지고 있는데, 연간 정박료와 장비 비용
등으로 1만호주달러(약 700만원)쯤이 든다. 하지만 캠블씨는 "회원들이
비용을 조금씩 나누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며 "호주에서는
요트가 골프 같은 대중스포츠"라고 말했다.

(시드니(호주)=성진혁기자 jhs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