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용산동에서 '피디코리아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한
(金榮漢·42)씨는 6년째 매년 1000여만원의 사비(私費)를 들여 달력을
제작,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에도 충주의 옛 모습을 담은 2003년도 달력 4000부를 만들어
2000부를 충주시와 읍·면·동사무소에 맡겨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나머지 2000부는 자신의 인쇄소에 놓아 두고 이웃 주민과
인쇄소를 찾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내년 달력은 충주시의 현재 모습과 수안보 대중 목욕탕(1928년), 남한강
전경(1942년), 충주시 승격 기념식(1956년), 목행교 개통식(1960년) 등
충주의 시기별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진 자료들을 담고
있다.
김씨가 무료 달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15년 전 충주에 정착한 그는 제2의 고향 충주를 가꾸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달력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줬다. '충주 사랑
달력'으로 이름 붙여진 김씨의 달력은
충주호·중앙탑·미륵사지·우륵문화제·충주사과 등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향토축제, 농특산품 등을 주제로 제작된다.
일반인이 만들 경우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김씨는 자신의
인쇄소 시설을 활용하고 사비를 털어 꾸준히 달력을 만들고 있다. 김씨가
만든 달력은 충주 시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향
사람들을 통해 우연히 달력을 접한 중국 옌볜(延邊)이나 일본 등지의
충주 출신 해외동포들이 매년 김씨로부터 우편으로 달력을 전달 받아
아련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김씨는 "최근 들어 각 기업체의 경비절감 운동으로 달력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무료 달력이 더욱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달력을 받은
시민이나 출향(出鄕) 인사들이 감사의 편지와 전화를 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