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의 名局
(1~285)=마지막 장면에서 248은 정수. 이 수로 깜빡 249에
두었다간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불상사를 맞는다. 참고도의 수순으로
중앙 백말이 고립되는 것. 285수에 바둑이 끝나 계가하니 덤을 제하고
백이 3집 반을 이기고 있다.
이창호는 이 승리로 '부산서 두어지는 LG배에서 유창혁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극복하고 홀수 대회 석권 전통을 향해 또 한발짝 다가섰다. 물
흐르듯 순리를 중시하는 이창호 다운 백의 명국. 56의 호수로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우변의 위기를 넘긴 뒤엔 컴퓨터같은 형세 판단과
침착한 마무리 솜씨로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유창혁의 입장에선 평소 '특기' 중 하나인 포석에서 밀렸던 게
패인. 포석이란 국면의 기본 틀(frame)과 같아서, 항우같은 유창혁도 55,
63가 유발한 열세에서 끝까지 벗어나지 못했다. 준결 진출 실패로 이
대회 최초의 2연패(連覇) 꿈이 동시에 무산된 것도 아쉬운 일.
'양창(兩昌)'의 진로는 이로써 극단적 명암속에 천국과 지옥으로
갈렸다. (81 97 117 123 135…3, 94 100 120 132…42,
285수 끝 백 3집 반 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