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선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후 5대 개혁을 예고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사전 배포한 원고에서 "이제 정치와 행정, 경제,
언론, 법조 등 사회 시스템을 높은 국민의식 수준에 걸맞게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것이 과제"라며 "그것은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저와 차기 정부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이
부분을 실제 읽지는 않았다.

노 당선자는 또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 협력을
해나가겠다"며 "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등 한·미간 현안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의 기대와 나의 입장을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관계는 정부 차원을 넘어
양국 국민의 진정한 이해와 협력을 통해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표의 심각한 동서 분열 현상과 관련,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물지 못한 데 대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러나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은 발견했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정치의 혁명적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이라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류 정치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유능한 인재를 찾기 위해서 국민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겠다"며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일거에 다 하려고 하지 않겠고,
시간을 두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정권 인수작업도 차질없이 해나가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새 정부 출범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정권 인수활동을 통해 현정권의 임기말까지 국정운영에
어떤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연설문을
낭독하고 일문일답을 가졌다.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은?

"대북관계든 대미관계든 김대중 정부의 큰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당개혁과 민주당 환골탈태를 약속했는데.

"당정분리의 원칙을 지킬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개혁의 대강에 대해 함께 참여하고 방향을 제시하겠다. 그러나 구체적인
과정은 당에 맡겨져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가 드러났는데 국민통합 방안은?

"나는 이전 우리 지도자들이 가진 존재 기반의 한계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 장벽을 허물겠다."

-역점 추진 개혁 분야는?

"개혁은 계단을 올라가듯 하는 것이 아니고, 물 흐르듯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원칙 지키고 그 토대위에서 시정할 것이다."

-인위적 정계개편에 대한 입장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할 의사도 없다.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하고싶어도
할 수도 없다. 나는 어느 쪽과도 대화로 국민이 원하는 것, 합리적인
것을 함께 해나가자고 권고하고 협력해 나가겠다. 그러나 지역주의 해소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자연스럽게 불안스러운 동요의 상태로 들어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외관계의 기조는 무엇이고, 부시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말할
생각인가?

"대외 관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지금 갑자기 바꾸라는 특별한 국민
요구는 없다. 따라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미관계도 상호협력의
관계로, 국민의 자존심과 국가의 위신을 서로 존중하는 상호평등의
관계로 점차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과 언제 어디서 만날 것인가?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해 절차와 방법,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

-경제성장과 재벌개혁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재벌은 재벌이고 대기업은 대기업이다. 내가 말한 것은 재벌의 시스템,
불합리한 경제시스템이다. 이를 고치지 않으면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주고
효율을 떨어뜨려 경제위기로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시장의
개혁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조금씩 개혁의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노동의 유연성에 대해 말해달라.

"노동의 유연성은 불가피한 것이고 수용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현재
대규모사업장만 유연성이 좀 떨어지지만 나머지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