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일인 19일 서울 국민통합21 당사는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전격적인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철회 선언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경찰병력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당사 경비에 나선 가운데, 당직자들의
탈당 선언과 노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 전화로 당사는 하루 종일
소란스러웠다.
이날 아침 정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서울 평창동 집으로 찾아갔던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과 박범진(朴範珍), 김민석(金民錫) 특보 등
당직자들은 정 대표를 만났으나 별 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정 대표는
"신뢰와 상호존중이 무너진 상황에서 솔직한 입장을 국민에게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개인이나 당의 이익만을 생각했다면 내릴 수 없었던
힘든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김행(金杏)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은 선거일이라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 대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적정한 시점에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당직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이날 투표도 거른 채 취재진이 진을 친
서울 평창동 집 대문을 나서지 않았다.
정 대표의 결심이 굳건하다는 소식을 들은 이철(李哲) 전 의원 등 통합21
당직자와 지구당 위원장 64명은 "작은 이유를 들어 국민과의 커다란
약속을 저버리는 정당과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며 탈당했다.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은 탈당 성명서에 서명했으나 발표 직전
번복했다. 홍윤오(洪潤五) 대변인은 "정 대표의 결심은 굳건하며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