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는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구단의 입장을 듣고 선수의 입장을 반영, 계약을 통해 선수의 이익을 이끌어 내는 중개집단이다.
축구에서 에이전트는 선수 발굴, 이적 및 관리에 주력하는 '선수 에이전트'와 경기를 주선해주는 '경기 에이전트' 등 두가지가 있다. 통상 축구에서 에이전트라하면 전자를 의미한다. 에이전트는 선수 관련 계약을 이끌어내는 대가로 선수들로부터 연봉의 5%, 이적료의 10% 그리고 광고계약금의 30%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인증하는 에이전트가 되려면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에이전트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시험은 매년 3월과 9월 두차례 실시되며 대한민국 국적이거나 최소 2년 이상 한국에 주소를 둔 개인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또 FIFA, 프로-아마구단, 축구협회 등 축구관련 단체와 연관이 없어야 한다.
시험은 선수 이적 관련 FIFA 규정(15문제)과 민법(5문제ㆍ계약관계 및 개인권리의 기본원칙에 중점), 한국프로축구 선수단 관리규칙(5문제) 등 총 25문제가 출제된다.
시험에 합격한 지원자가 FIFA가 요구하는 책임보험(20만 스위스프랑)에 가입하면 에이전트가 된다.
2001년 3월1일 FIFA가 에이전트 자격 조건을 강화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그간 세차례의 자격시험을 통해 모두 13명의 에이전트를 뽑았다.
이에 따라 이전부터 에이전트 자격을 가지고 있었던 3명을 포함, 17일 현재 총 16명의 FIFA에이전트가 국내에서 활동중이다. 그렇지만 이영중 최승호 조남윤 등 몇몇 에이전트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수들이 운동과 훈련을 하면서 동시에 계약을 하기는 힘든만큼 선수 계약 문제를 전담하는 에이전트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적과 관련된 복잡한 법적 지식도 선수들이 넘기 힘든 벽이기에 이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갖춘 에이전트의 역할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설기현과 올해 송종국이 에이전트를 통해 각각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성공적으로 진출, 에이전트를 통한 해외이적의 모범을 보인 좋은 예가 있다.
스포츠 마케팅이 활성화 될수록 에이전트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심지어 에이전트 문화의 건전성이 스포츠 문화의 성숙함과 비례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따라서 에이전트들은 선수를 제몸처럼 생각하며 때로는 가족이자 친구처럼 그리고 통역까지, 한마디로 선수의 손과 발 그리고 입이 돼야만 한다.
선수들도 에이전트 선정에 신중을 기해 2중, 3중의 복잡한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천수나 안정환의 유럽행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무자격 에이전트에게까지 위임장을 남발한 결과다.
국내 에이전트 시장은 ▲경험 미숙 ▲무자격 에이전트의 난립 ▲일부 에이전트들의 한탕주의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내 에이전트들의 역사는 고작 10여년밖에 안되다보니 에이전트들의 경험 미숙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99년 최용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입단 좌절은 단적인 예다.
'무자격 에이전트'의 난립도 문제다.
무자격 에이전트는 공식 에이전트 자격이 없어 외국의 또다른 에이전트나 브로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
또 한 선수를 두고 여러 명의 무자격 에이전트들이 붙음으로써 선수 이적 창구 단일화에 실패, 대상 구단의 불신을 초래한다. 실제로 이천수의 PSV아인트호벤행을 추진했던 히딩크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은 "여기저기서 이천수의 에이전트를 자처하고 나서서 도무지 누굴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일부 몰지각한 에이전트들의 '한탕주의'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선수를 식구같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상품으로만 보고 '선수 하나를 잘 잡아서 몸값을 최대로 받아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는 어이없는 '몸값 부풀리기'를 초래한다. 현재 브라질에서 용병 선수들을 물색중인 성남의 김학범 코치는 "적정 몸값이 20~30만달러에 불과한 선수들을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있다고 하면 갑자기 두배로 뛰어 올라 선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스포츠조선 김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