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창,전이경,여홍철,황영조(왼쪽부터)등 ‘함께하는 사람들 ’의 주역들이 지난 4일 서울 명동에서 구세군 자선 냄비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12월 4일 구세군 자선냄비 활동 참여, 8일 양평 지체장애인 시설
'천사의 집' 방문해 빨래·청소·목욕·자장면 만들어주기, 22일 독거
노인 200여명 초청 점심 대접….

일정표엔 봉사활동 스케줄이 빡빡하게 적혀 있다. 단순히 성금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때우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현역 및
은퇴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만든 봉사단체 '함께 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우 이웃 돕기 활동을 올 한해에만 30여 차례나 벌였다.

이 단체의 회장은 80년대 남자 배구 최고의 스타였던 장윤창 경기대
교수. 98년 12월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미국 스포츠 스타들의
활발한 사회 봉사 활동을 참고해 설립했다.

"올해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느꼈듯이 스포츠는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묶는 힘이 있습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국민통합이죠. 그런
힘을 이웃에 대한 봉사와 나눔으로 연결시켜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운동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만 보여줄 게 아니라 봉사활동도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외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연결해주자는 뜻이죠."

장씨의 생각에 태릉선수촌에서 얼굴을 익혔던 각 종목의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뜻을 같이 했고, 99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 지금은 대표적인
스포츠 봉사활동 단체로 자리를 굳혔다. 마라톤 황영조, 쇼트트랙
전이경, 유도 전기영, 탁구 현정화, 양궁 서향순·김수녕 등 은퇴한
스포츠 스타들이 모두 이 단체의 주요 멤버들이다. 은퇴한 선수들뿐
아니라 프로농구의 문경은(인천 빅스)과 허재(원주 TG), 탁구 국가대표
김택수 등 현역 스타들도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스포츠를 사랑하는
일반인에게도 문호를 개방, 현재 회원 수는 1100여명에 이른다.

"추운 날씨에 찬물로 빨래를 하다 보면 손이 꽁꽁 업니다. 그래도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더 힘을 내게 되고
보람도 느끼죠. 지난 여름 수재민 구호활동을 벌일 때는 우리의 활동
소식을 듣고 경호업체 직원들도 새로 회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의 이사를 맡고 있는 황영조씨는 "봉사활동은 메달 획득 이상의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며 봉사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은 스포츠 스타들의 모임답게 장애인들을 각종
스포츠 경기에 초대하는 행사를 많이 펼친다. 올해 월드컵 축구대회에도
5차례 장애인들에게 관람기회를 제공했고, 지난 11월 10일과 24일엔
프로농구 경기에도 초청했다. 슈퍼리그가 개막되면 배구 경기도
관람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호인 사무차장은 "몸이 불편한 아이들은
외출하는 것 자체를 매우 좋아한다. 건강한 우리들이 불편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