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선진국과 개도국의 경계에 서 있다. 우리가 무슨 전략을
선택하느냐, 어떤 노력을 경주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누구를 경쟁 상대로 삼느냐다. 많은 학자들과 정책
전문가들은 과거 고속 성장기 전략인 「저비용·고효율」체제를 복원해
우리의 뒤를 바짝 쫓는 개도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셔널 아젠다팀은 개도국과의 경쟁에 주력하기보다 「선진국과의
경쟁」전략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 선진국과의 경쟁을 최우선적 목표로
삼아 우리의 체질을 과감하게 개선시켜야 한다.
◆ 전 산업에 경쟁 도입
진정한 의미의 경쟁체제를 이루려면 우선 재벌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할 것을 제안한다. 재벌에 대한 규제는 정부가 아닌 시장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쟁 범위를 국내 산업계에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비(非) 경쟁 부문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개방」이 열쇠다. 완제품 개방만으로
충분치 않다. 노동·자본·기술을 포함한 생산요소 시장까지 개방해야
한다.
◆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제도적 방안으로 영어의 공용화(영어를 국어와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사용하는 것)가 실현돼야 한다.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경쟁력이 있어도
세계어인 영어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쟁력 원천은 국제화이며 이를 뒷받침해준 원동력이
바로 영어 실력이다.
◆ 지적재산권·특허권 보호
우리가 가진 앞선 지식을 보호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국제
특허를 취득하기 위한 비용과 정보가 부족해 애써 개발한 많은 상품이
해외에서 빠른 속도로 복제돼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동남아 기업의
우리 상품 복제를 견제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국제특허지원센터와 재단을 설립해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
디자인 개발한 상품에 대해 국제 특허를 받을 수 있도록 특허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 해외시장 진출 촉진
한국 시장은 작다.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 해외시장 진출 정책은 해외 직접투자를 한
후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점차 변해야 한다. 원활한 해외
직접투자를 위해 외환거래를 자유화하고 외환 관련 보고 의무를 철폐하는
것이 좋다. 또 국내 기업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수요(소비자)의
질(質)」이 좋아져야 한다. 「수요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고급 수입품이
들어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고급 수입품에 대한 각종 진입
장벽을 철폐해 국내 수요와 제품의 질적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 정부 간섭을 줄이자
아직도 불필요한 규제가 많다. 외환거래의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의 송금은
모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많다. 농산물과 같이 예민한 품목은
수입자유화 이후에도 통관기간을 늘림으로써 수입업자를 못살게 굴고
있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3~4일이면 끝날 것이 한국에서는
10~18일이 걸린다고 한다. 싱가포르, 홍콩 등과 비교해 우리만 가지고
있는 규제 중 불필요한 규제는 모두 철폐해야 한다.
◆ 벤처기업 육성
벤처기업의 본질은 「위험 감수」가 아니라 「가치 창조」다.
융자사업보다 간접적인 지원, 즉 인프라를 보강해 벤처기업을 위한 환경
구축에 힘써야 한다. 학교·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벤처 인력을
육성하고 벤처 성장을 위한 자본시장를 정비해야 한다. 어떤 벤처가
훌륭한 가치를 창조할 것인지를 정부가 판단하지 말고 시장이 판단하도록
정부가 벤처 인프라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 집필=文輝昌 서울대교수)
◇국가경쟁력팀
조동성(53) 서울대 경영대학장
문휘창(49) 서울대교수
김정호(40) 고려대교수
조영경(30) 국제경쟁력硏 수석연구원
김신효(30) 국제경쟁력硏 선임연구원
이정화(27) 국제경쟁력硏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