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의 대기는 답답할 정도로 뿌옇다. 특히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겨울철엔 100m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날이 많다. 여기다 트럭들뿐만 아니라 승용차에서도 시커먼 매연을 내뿜고, 공장은 성분조차 파악할 수 없는 굴뚝 연기를 쉼없이 토해낸다.

그런데 대기 오염의 주범은 자동차도, 공장도 아니라고 한다. 바로 시민들이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에서 나오는 연기가 스모그 성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단다. 우리나라도 불과 10여년 전까지 연탄을 주요 난방연료로 사용했지만 비교적 연기가 적은 무연탄이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중국의 대도시 가정에선 여전히 시커먼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유연탄이 추위를 달래는 유일한 연료다.

그래도 이런 대기 오염과 유연탄 냄새는 담배 연기에 비하면 구수하다. 중국은 지구촌에서 몇 안되는 흡연 천국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나라다. 시내버스에서도, 병원에서도, 식당에서도, 주저없이 담배를 입에 물 수 있다. 심지어 프로농구가 열리는 체육관 내부에서도 흡연권은 보장된다.

이 곳에 온 뒤 놀란 광경 가운데 하나가 관중들이 뿜어대는 담배 연기로 너구리굴을 연상시키는 체육관이었다. 선수들이 코트가 아닌, 구름 위에서 뛰어다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경이다. 담배를 끊은 지 10년이 넘은 나로선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결국 나는 경기 도중 짬짬이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라"는 안내 방송을 구단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권고에도 요지부동인 골초들도 없지 않지만 상당수 관중들은 장내 흡연을 삼갔다. 담배는 내가 이 곳에서 만난 첫번째 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