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FA컵의 주인은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로 판가름 나게 됐다. 포항은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하나·서울은행 FA컵 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 이동국과 레오의 활약으로 올 시즌 전관왕을 노리던 성남 일화를 2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수원은 ‘날쌘돌이’ 서정원의 결승골로 대전 시티즌을 1대0으로 눌렀다.

포항―성남의 경기는 ‘성남 우세’라는 당초 예상과 정반대로 풀려갔다. 포항은 전반 7분 골지역 오른쪽에서 하석주가 밀어준 패스를 이동국이 오른발로 강슛, 왼쪽 골네트를 가르며 쉽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3경기 연속 선제골 행진을 이어간 이동국은 득점 공동선두로 올랐다. 포항은 전반 30분 김우재에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7분 뒤 크로아티아 출신 레오가 쐐기골을 터뜨려 일찌감치 승부를 마감했다. 후반들어 포항은 성남의 파상공세에 2차례 결정적 위기를 맞았으나 GK 김병지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작년 FA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쳐 아쉬움이 컸다”며 “올해엔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수원은 ‘헝그리 정신’으로 대회 2연패를 향해 질주하던 대전에 1대0 진땀승을 거뒀다. 수원은 후반 중반까지 몸을 날리며 파고드는 대전의 투혼에 밀렸으나 후반 36분 서정원의 오른발로 승부를 갈랐다. 오른쪽을 돌파한 이기형이 문전으로 찔러준 공이 혼전 중 흘러나오자 서정원이 그대로 밀어넣은 것. 오프사이드가 아닌가 의문이 들었으나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수원 김호 감독은 “승패에 일희일비할 나이는 지났다”고 말했지만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무척 힘겨운 경기였다”며 상기된 모습이었다. 대전 이태호 감독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고맙다”면서도 “왜 유독 대전 경기에만 판정이 문제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과 수원의 결승전은 15일 오후 2시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 서귀포=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