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코트에 가면 서장훈에만 눈길가는 건 아니다. 실로 재미있고 은근한 볼거리는 '쭉쭉빵빵' 치어리더들. 현란한 율동과 미모로 막간을 누비며 코트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중계방송을 볼때면 하필 그때마다 광고스포트를 내보내는 방송사가 얄미울 지경이다.
치어리더 공연은 매년 발전하고 있다.
97년 프로농구 출범 당시만 해도 치어리더들은 단순히 춤만 추고 관중들은 그들의 잘 빠진 몸매 감상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면서 관중들의 직접 참가를 유도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하프타임이나 작전타임 때 재즈, 랩, 댄스곡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은 기본이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또 남자 댄서와 짝을 이뤄 브레이크 댄스, 힙합, 테크노댄스를 선보이며 어떤때는 갈고닦은 아크로바트 묘기까지 보여준다. 치어리더들은 또 구단 마스코트와 함께 카트를 타고 코트에 나타나 경품을 전달하고 티셔츠 등 기념품을 관중석으로 던진다. 모 구단 치어리더들은 입장 관객 중 생일을 맞은 팬에게 몰려가 생일축하곡을 합창하고 케이크까지 전달해주기도 했다.
치어리더는 프로구단과 계약을 맺은 이벤트 업체에서 선발한다. 키 1m70 이상에 미모와 춤솜씨를 갖춰야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이다. LG세이커스 치어리더팀이 속한 이벤트사 위즈(WIZ)의 김순애 실장(32)은 "빼어난 외모로 치어리더가 됐지만 성실하지 않은 태도 때문에 그다음날 보따리를 싼 경우도 많다"고 했다.
치어리더 공연은 농구와 마찬가지로 팀워크가 생명. 때문에 보통 일주일에 3일, 하루 4∼5시간씩 반복 싱크로연습을 한다. 안무 담당자들은 공연 때마다 다른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고심한다. 이들은 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신문, 인터넷, NBA(미국프로농구) 및 NFL(미식축구) 치어리더 비디오 등 모든 자료를 섭렵하며 아이디어를 짜낸다. 단순히 춤만 추도록 해서는 업그레이드된 관중들의 눈높이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치어리더들이지만 이들에게도 애로사항이 많다. 우선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것. 치어리더의 전성기는 20대 초중반. 그 이후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벤트 업체에 들어가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한다. 또 '중노동'임에도 불구, 보수가 그리 많지 않다. 유명 인기치어리더팀은 '여름엔 야구장, 겨울엔 농구장'에서 계절활동을 해 수입이 좋은 편이지만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치어리더팀은 이게 쉽지 않은 일이다. SK나이츠 치어리더팀장인 박보연씨(24)는 "애정 없이 이 일을 하면 중도에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농구팬들은 많은 치어리더들이 진짜 프로 의식을 가지고 코트에 나선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스포츠조선 장원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