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양주군 가납리 양주문화원 3층 연습실. 바깥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로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30여평 문화원 연습실은 전통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10여명의 주부들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들은 1999년 결성된 ‘한길로 어머니무용단’. 현재 15명 단원들은 최고령 황정순(68)씨부터 최연소 이옥화(41)씨까지 40~60대 주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무용을, 낮 12시부터 2시까지 민요를 배우며 점심 시간도 잊고 전통 가락에 푹 빠져있다.
이들은 4년 전 양주문화원 민요강사 송장희(여·47)씨로부터 “전통 가락을 이해했으면 춤으로 승화시켜 보는 게 좋다”는 권유를 받았다. 당시 일부는 “무용의 ‘무’자도 모르고 몸도 다 굳었다”며 미리 꼬리를 내렸다. 이에 현재 단원 총무를 맡고 있는 김춘애(52)씨 등이 “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한바탕 춤에 도전하자”며 격려, 이들은 마침내 ‘한길로 어머니 무용단’이라는 이름으로 무용의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의정부시에서 활동 중인 무용가 이지연(34)·이현정(32)씨가 강사를 맡아 젊음과 열정을 불어넣자, 이들의 ‘춤 본능’이 본격 발동되기 시작했다.
단원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온종일 챙겨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무용 연습 때는 논·밭·목장 일을 잠시 잊고 댓바람에 달려오는 것이 습관이 됐다. 몇몇 단원들은 집에 돌아가서는 마치 소녀처럼 거울 앞에서 몇 시간 동안 춤 연습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화관무·춘앵무·부채춤 등 10종류가 넘는 무용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한길로 어머니무용단’은 실력이 점차 늘자 매년 정월대보름과 양주문화재 때 양주군문예회관 등에서 화려한 전통춤 공연을 군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또, 양주군 노인잔치 때도 빠지지 않고 춤사위를 펼쳐보이는 등 연습과 실전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 결과 올해 6월 세계예능교류협회에서 주최한 전국 무용대회에 참가, 5분여 동안 화관무를 선보여 일반부 50여 팀을 누르고 당당히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양주군은 군(郡)을 빛낸 공로를 높이 평가, 지난 10월 ‘양주군민의 날’ 행사 때 단원들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단원들은 춤에 대한 예술감각을 키운 것뿐만 아니라, 춤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것도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연순(65)씨는 “4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무용을 시작하면서 가족들이 ‘수퍼우먼’이라고 부를 정도로 몸이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또 무용을 통해 ‘마음의 젊음’도 되찾았다. 이들은 화관무와 춘앵무 등을 연습을 할 때면 활옷, 족두리, 오색 한삼 등 갖은 소품을 마치 새색시처럼 치장하며 시종 웃음을 잃지 않는다. 김춘애 총무는 “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무용에 도전하는 것이 단원들의 각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