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TV에 만연한 폭력·선정성에 대해 강력 규제에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심야 TV에서 노골적 포르노도 방영하는 프랑스의 방송 현실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방송에 대한 규제는 특히
폭력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저널인 '방송동향과 분석' 최근호에 따르면
정치철학자 블랑딘 크리에젤(Blandine Kriegel)을 비롯한
방송·교육·의학·법조계의 유력 인사 36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지난달
프랑스 TV의 폭력물과 포르노물에 대한 규제 권고안을 내놓았다.

이 권고안은 ▲포르노나 폭력물이나 그 예고편은 오전 7시~밤 10시30분
사이에 방영될 수 없다 ▲유료 포르노채널은 종래의 스크램블(화면방해
기술)을 두배로 강화한 더블 스크램블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영화
심의위원회가 TV 방영금지권을 전면 보유해 특정 영화의 TV 방영여부를
결정한다 ▲미성년자 보호원칙을 어긴 방송사에 대해 벌금처벌을 내린다
▲각 채널은 반폭력 프로그램과 '비판적 영상해석 교육프로그램'을
방영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방송 규제 권고안은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장 자크 아이야공(Jean Jacques Aillago)
문화부장관과 'TV의 포르노 방영 전면금지' 의견을 낸 바 있는
도미니크 보디스(Dominique Baudis) 방송위원장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작성됐다.

위원회는 또 "프랑스의 방송 규율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해 비효과적"이라며 "방송 규제에는 국가·제작자·방송사·시청자
가족·교육자의 입장이 다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디디에 시카르(Didier Sicard) 교수는 "TV의 폭력영상이 전에
없이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한 뒤 "폭력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혈압과 맥박상승 등 실제 폭력상황에 처한 사람과 동일한 반응을
일으키며 특히 미성년자는 폭력에 대한 비판력을 잃게 된다"는 논문을
내놓았다.

프랑스 정부의 이같은 방송 규제 방침에 대해 프랑스 영화계는
"중세적이고 전제주의적 사고"라며 비난했으며 방송사들은 "이것
자르고 저것 피하면 남는 것 없다"며 난처해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방송법 개정으로 권한이 확대된 프랑스 방송위원회는 TV의
폭력·선정성과 '전쟁'도 불사할 분위기다. 1996년 개정된
유럽연합(EU)의 '국경없는 텔레비전' 강령은 "미성년자의
정신적·육체적 성장을 저해할 만한 프로그램의 방영은 전면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