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LG 운영팀이 괌으로부터 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며칠간 몰아친 태풍으로 괌이 초토화됐다는 내용. 그리고 한동안 일기예보가 '비'라는 것.
전화를 받고 당황한 LG. 13일부터 27일까지 괌에서 신인선수들과 재활선수들의 훈련이 잡혀있었기 때문. 선수단이 묵기로 했던 콘도도 식수가 끊기고, 전기와 통신이 두절돼 복구에 적어도 보름이나 걸린단다. 이번 태풍 때문에 괌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2개월 이상이 소요될 예정. 올 여름 한국을 강타한 태풍 '루사'만큼 강한 태풍이었단다. 따뜻한 날씨 속에서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몸을 만들려고 했던 LG 선수들한테는 날벼락같은 일.
LG 운영팀은 태풍 이름 때문에 또한번 깜짝 놀랐다. '봉선화'란다.
봉선화는 '소나무, 민들레' 등과 함께 북한이 제출한 10개의 태풍이름 중 하나.
신임 이광환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 갖는 훈련을 날려버린 태풍이 하필 북한의 '봉선화'라니. LG는 황당할 뿐이다.
LG는 부랴부랴 사이판으로 훈련 장소를 바꾸고 숙소 문제는 해결했다. 지금은 항공편을 급하게 구하는 중.
'삼바 사슴'이라는 뜻의 말레이시아어 하나쯤은 한국인들이 안다. 올여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바로 그 태풍 '루사'가 그것. 괌사람들도 이번 태풍 덕분(?)에 한국의 꽃 이름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됐다. 물론 LG 선수들도 평범한 꽃 '봉선화'를 보면 남다른 기분이 들지 않을까.
< 스포츠조선 정혜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