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님! 군대생활 적응이 힘들어 저 정말 자살하고 싶습니다.”

육군 일출부대 악똘대대장 최용섭(崔龍燮·42) 중령은 지난해 4월 부대원
유모 이병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최
중령은 그 뒤 유 이병을 여러 차례 만나 면담하고 10여 차례 이메일과
편지를 교환하면서 격려하고 달랬다.

이른바 '소원(訴願) 수리'도 인터넷 시대다. '넷(net) 세대'는 과거
군생활의 어려움을 지휘관에게 호소하는 수단이던 소원수리를 이 메일로
보낸다. 보안 문제 때문에 평상시에 병사들이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휴가나 외출·외박 중 PC방이나 집에서 이메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부대지휘에 인터넷을 이용하기도 한다.

육군 1군사령부 예하 1군수지원사령부에서 중대장을 맡고 있는 B대위는
아예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생생한' 얘기를 듣고 있다.

최 중령은 전역병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동호회를 결성, 부하들을
지휘하는 데 톡톡히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군 복무 중엔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전역한 뒤엔 비교적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 2000년 7월 '일출 악똘회'라는 이 부대 전역병 인터넷 동호회를
만들었다. 전역 장병의 92% 수준인 157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지난달엔 처음으로 전역 병사 20여명이 부대를 방문해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했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넷(net)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좀 더 솔직한
얘기를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며 "이메일 등 인터넷을 부대 지휘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