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혁 경위와 김지연씨.


"2년간 매일 16시간씩 독서실에 붙어앉아 있어서 '고시촌 경찰
커플'로 통했죠."

서울 남부경찰서 조사반장 최종혁(崔琮赫·29) 경위는 지난 3일 발표된
제44회 사법시험 2차시험에서 부인 김지연(金芝娟·27)씨와 나란히
합격했다. 지난 96년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 경위는 서울대 법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친구 소개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다니던 부인
김씨를 만나게 됐다.

석사 학위를 따고 경찰에 복직한 최 경위는 전경대와 기동대를 거쳐
남부경찰서 조사계에 근무했다. 최 경위는 "고소 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검사의 지휘를 받을 때마다 스스로 법률 이론으로 무장할 필요성를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7월 어머니 병 구완을 겸해 휴직한 뒤
사법시험 도전에 나섰다.

부인 김씨는 이 때 남자친구의 공부를 도와주려고 함께 시험 공부에
나섰다. 김씨는 "원래 전업 주부가 되려고 했지만, 힘이 돼주기 위해
휴학하고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뒤 2년간 두 사람은 하루 종일 고시원 옆자리에 앉아 함께 공부하는
'고시촌 연예'를 계속했다. 김씨는 "2차시험 기간과 겹친 지난 6월
월드컵 때 몰래 TV를 보러나간 남자친구를 공부방으로 데려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작년 나란히 1차 시험에 붙었고, "2차 시험이 끝나면
결혼하자"던 약속에 따라 지난달10일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못돼 동시 합격이라는 '결혼 선물'을 받았다.

최씨는 "경찰에 남게 된다면 수사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고, 김씨는
"판사가 돼 억울한 사람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