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상황에서 사고를 내고 그대로 차를 몰아 간 것은 뺑소니가
아니지만, 사고 피해자를 병원까지만 옮겨주고 사라진 것은 뺑소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박재윤·朴在允)는 음독한 아내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박모(50)씨에 대해 "제초제를
마신 아내를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이어서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만큼 사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뺑소니 혐의는 무죄라고 1일 밝혔다.

박씨는 귀가 후 음독한 부인을 발견, 119 구급대에 신고했지만 구급차
도착이 늦어지자 부인을 차에 싣고 가다가 앞서 가던 화물차를 받아
운전자에게 상처를 입히고도 그대로 운행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반면 같은 재판부는 보행자의 발을 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택시운전사 조모(62)씨에 대해 "조씨가 피해자를 병원 응급실까지
데려다 줬지만 피해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병원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뺑소니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