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작가들의 서예와 문인화(文人畵) 수백여점이 수원에 모였다.
경기대학교 소성학술연구원(원장 김석하·金錫夏 석좌교수)이 다음달
8일까지 경기대 소성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대한민국 서예문인화가
초대전(展)'은 한국서예협회·한국서가협회와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회원들의 작품 219점을 전시한다.

모암(茅庵) 윤양희(尹亮熙)의 '꽃도 피려하고'는 한글 서예가 발산하는
격조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전서·예서·행서·초서를 두루
거친 작가의 한글 획엔 힘차면서도 단아한 고체(古體)의 아름다움이
있다. 초정(艸丁) 권창윤(權昌倫)의 한문 서예 '총욕약경(寵辱若驚)'도
눈여겨보아야 할 작품. '총애와 모욕을 놀라는 듯이 하라'는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13장의 글귀를, 한자의 전서(篆書)와
금문(金文)을 혼용해 고박(古樸)한 필치로 써 놓았다. 이 밖에
동강(東江) 조수호(趙守鎬)의 '고시(古詩)',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의 '유희재 서개구(劉熙載 書槪句)', 월정(月汀)
정주상(鄭周相)과 송천(松泉) 정하건(鄭夏建) 등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문인화 부문도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문인화협회 회장인 창현(創玄)
박종회(朴鍾會)의 '영매(詠梅·매화를 읊음)'는 여백미를 살린
문인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홍석창(洪石蒼)의
'공곡유향(空谷幽香·텅 빈 계곡의 그윽한 향기)'은 선이 끝나는
부분에서 물방울이 맺힐 듯한 절제된 기상을 보여준다.

이번 초대전은 경기대의 '경기서원(京畿書院)' 건립 추진을 기념하기
위한 것. 없어진 서원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서원을
'건립'하려는 취지다. 전통예술대학원장 박영진(朴榮鎭) 교수는
"조선시대 서원을 바탕으로 형성된 선비문화는 이제 우리에게 속하는
보편적 문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 사립 교육기관인 서원을
통해 현재 젊은이들의 인성·도덕을 키우는 전인교육을 추구한다는 것.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은 작품을 흔쾌히 기증했다.

내년 9월 착공, 2005년 8월 완공 예정인 경기서원은 경기대 내에 대지
1000여평, 건평 209평 규모로 건립된다. 선현의 제향 공간인
숭현사(崇賢祠)와 대형강의실인 학사재(學思齋), 소형강의실인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전통 정자 모양의 야외강의장
성암정(誠菴亭)과 연연재(硏淵齋)가 들어선다. 경기서원 건립추진위
홍보위원장 조병로(趙炳魯·사학과) 교수는 "대학생을 위한
전통문화대학과정과 외국대학생을 위한 한국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국학을 연구하는 전문가 과정과 일반인을 위한 고전읽기·예절교육
과정을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31)249-87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