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후보를 단일화한 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에선 뒷얘기도 무성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5일 유리한 여론조사 설문 문항으로 인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문 문항은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이 관계자는 “당초 1차 합의에서는 ‘경쟁할’이 아니라 ‘대항할’이었는데, 2차 협의과정에서 바뀌었다”며 “‘경쟁할’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단순지지도 조사와 가깝다. 그래서 여론조사 단순 지지도에서 앞선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협상을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통합21측이 요구한 한 조사기관을 뺀 것도 승부를 가른 큰 요인이었다”며 “그 기관은 정 후보측에 유리한 결과만 나왔다”고 말했다.

패한 통합21측에서도 한 당직자는 “단순지지도를 묻는 바람에 지지기반이 탄탄한 노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부 지역에서 노 후보 지지가 평소보다 많이 나왔다는데 역선택에 당한 것”이라는 말도 했다. 특히 비정치권 출신 인사들은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행 대변인이 어떻게 그런 설문 문항에 합의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도 표시했다.

똑같은 설문, 똑같은 시각에 실시한 두 기관의 노무현 대 정몽준 여론조사 결과가 한 곳은 46.8% 대 42.2%, 다른 한 곳은 38.8% 대 37.0%로 크게 차이가 난 것도 화제가 됐다. 김행 대변인은 “분명 두 기관이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는데 지지율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우리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