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 감독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팬들은 그라운드건 어디서건 그의 모습만 발견했다 하면 "리장주"를 연호했고, 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칭다오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뛰었던 취보와 같은 스타도 있지만 팀 훈련 때면 그라운드 주변에 몰려 있는 수십개의 신문-방송 카메라가 온통 이 감독만을 향하고 있다.
훈련이 끝난 다음에도 취재진은 이 감독만을 집중 공략한다. 네겹 다섯겹 에워싸고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간신히 카메라를 피해 자신의 승용차 쪽으로 내빼보지만 열걸음도 채 옮기지 못해 또 다른 취재진에 둘러싸이고 만다.
그나마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밖에 안된 칭다오이기에 망정이지 4년간 팀을 맡으며 영웅으로 군림했던 충칭에 가면 더 난리다.
대체 이 감독의 어떤 면이 중국인들을 매료시키는 걸까.
이리저리 귀동냥을 좀 해봤더니 '우직하고, 솔직하고, 담백하고, 사내다운' 면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하지만 특유의 퉁명스러움은 여전했다.
랴오닝 보다오와의 FA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 한 중국기자가 "만약에 지면 어떻게 할 거냐"며 좀 답답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이 감독이 거침없이 한마디 뱉았다. "지면 지는 거지 우짜라꼬? 나보고 통곡이라도 하라꼬?" 통역이 고스란히 중국말로 옮겨놓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 다소 억지스럽기까지한 당당함. 그 시원시원함. 하지만 책임을 잊지 않는 치밀함. 중국인들은 그런 데서 이장수의 카리스마를 느끼는 모양이다.
< 칭다오(중국)= 스포츠조선 최재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