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이씨 최대계파인 효령대군파 종친회가 내년 하반기에 나올 족보에
지금까지 싣지 않았던 여자 후손들의 이름을 싣기로 지난 8월16일
결정했던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이름이 없거나 여성을 천시하는 풍조
때문에 여성들의 이름은 족보에 안 실렸지만, 80년대부터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자'는 의견에 따라 여성들이 족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추세이다.

보수적 문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효령대군파는 1960년 호적법 발효 이후
호적에 오른 모든 여자후손을 족보에 싣기로 했으며, 20년만에 새로
제작되는 족보에 추가될 여자 후손은 대략 2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종친회측은 밝혔다.

여자후손의 기재에 대해 종친회 내부에서도 찬반 토론이 격렬했다.
반대쪽은 "전통에 그런 전례가 없었다"는 논리를 폈으나 결국 "사위가
실리는데 여자 후손이 안 실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찬성쪽으로 기울었다.

효령대군파 이석재(李錫宰·76) 세보편찬위원은 "호적 등재 조치는
호주제 폐지 등의 주장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편 광산 김씨 판서공파는 20년 전부터, 김해 김씨 사군파는 지난
95년부터 여자후손들을 족보에 올리는 등 대부분의 문중이 여자후손을
족보에 올리고 있다. 한국족보신문 박찬규 편집이사는 "족보는
20~30년마다 개정되는데 최근에는 80% 이상이 여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쇄기술의 발달로 지면의 제약이 없어진 것도 여성
이름을 족보에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족보 출판업계의 설명이다.

여성계에서는 "이름만 족보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종중 재산에 대해서도
여성에게 권리를 주는 등 실질적인 권리신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