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둘러 가라고 했다. 7연패에 빠져 사면초가인 KCC로서는 더욱 절실히 와 닿는 말이었다. KCC에게 유리한 흐름은 2쿼터에 먼저 찾아왔다. 주전가드 이상민까지 빼고 보이드와 함께 주전 포워드만 대거 4명을 투입한 KCC는 리바운드에서 13-5로 초강세를 나타내며 경기를 지배하는 듯 했다. 월드컵 이탈리아전때 홍명보를 빼고 차두리를 넣은 히딩크의 배수진이었다.

하지만 급했다. 이상민이란 걸출한 사령탑이 없는 코트에서 KCC는 더욱 침착함이 필요했지만, 턴오버는 모비스의 4배가 넘는 9개가 유발됐고, 기회는 점점 사라져갔다. 승부처에서도 조급한 건 마찬가지였다. 경기종료 3분40초를 남기고 68-66 KCC 리드 상황.

모비스 에드워즈가 주특기인 연속 막슛으로 70-68로 역전시켰을때 KCC는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경기를 잘 풀었던 이상민이 추승균에 던진 크로스패스가 어이없이 코트밖으로 흘렀고,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온 추승균도 성급한 골밑공격으로 빅터에게 블록슛을 맞아야만 했다. 비장함을 가지고 코트에 나섰던 KCC의 악몽이 계속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히딩크는 성공했지만, 신선우감독은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