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 보다 더 추워요”

강원도 지방경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요즘 자영업자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울상을 펴지 못하고 있다. 시내상가는 세일광고 안내문이
요란하게 내걸리지만, 막상 상가안은 텅텅 빈다. 10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의류상점 주인은 "추위가 일찍 와 꽤 기대를 걸었는데, 지난
10월보다도 매상이 떨어진다"며 한숨을 치켜 쉬었다. 각종 달력과
메모판, 수첩 제작으로 북적여야 할 인쇄소도 한산하다.

불황은 호텔과 여행업계도 비켜가지 않고 있다. 연말이 오면 예외없이
호황을 누리던 이들 업체들도 한산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이맘 때 전화가
불통되기 일쑤였던 것 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춘천의 한 호텔은
12월달 예약이 단 한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돌잔치 등
가족행사만 있을 뿐, 송년모임 계약은 아직 전혀 없다"며 "예년에
11월말이면 주말예약이 폭주했던 것 과는 판이하다"고 말했다.

강릉의 관광호텔도 12월 주말예약이 50%를 밑돈다. 예년의 70∼80%에
훨씬 못미치는 예약율이다.

여행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남아 등지에서 잇따라 테러가
발생하면서 해외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데다 연말 경기가
위축되면서 여행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질 않고 있다.

해외여행객 송출 선도업체인 매일관광(주)은 예년의 경우, 11월 중순이면
12월 해외여행객 예약팀이 1팀당 25명 안팎으로 20∼25개팀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아직 15개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 회사 박한성 이사는
"전반적으로 여행업계들이 다 이렇다"면서 "보통 30%이상씩
예약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기가 잔뜩 움츠러든 것은 증권투자로 적지않은 돈을 까먹고
카드 빚도 점점 늘어나는 데다 내년 경기 전망마저 좋지 않아 가정마다
잔뜩 지출을 억제하는 게 주된 이유. 여기에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행사와 각종 모임이 제재를 받으면서 각종 송년모임이 연말이나
연초로 연기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