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한국 영화의 유례없는 흥행작인 ‘친구’의 감독 곽경택(郭暻澤·36)씨가 조폭들의 협박을 받고 영화 제작·투자사로부터 수억원을 뜯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부산지검 강력부가 이런 의혹에 대해 수사한다는 사실이 13일 알려지면서이다. 그러나 곽 감독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부산지검 강력부 김회종(金會宗) 검사는 이날 “K씨 등 부산 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조직원들이 지난해 ‘우리 조직원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으니 모델료 등을 주어야 하지 않느냐’며 곽 감독을 협박했으며, 곽 감독이 제작사와 투자 배급사로부터 모두 5억원을 받았다는 제보에 따라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7월 이후 곽씨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나와줄 것을 수차례 통보했으나 바쁘다며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곽 감독은 검찰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5억원의 돈은 영화사가 관례에 따라 내게 흥행 보너스로 준 것”이라며 “절반인 2억5000만원을 작년 8월쯤 ‘친구’의 모델이며 현재 수감 중인 정모씨에게 줬으나 이는 영화의 모델이 돼준 30년 친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줬나?

"정씨는 수감자 신분이어서 처음엔 정씨의 아내에게 주려고 했으나 정씨가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배가 있으니 그에게 주라'고 요구했다. 내가 '그건 불편하다'며 정씨의 아내에게 주고 싶다고 했지만 그가 너무 간곡하게 '직장 상사라고 생각하라'며 간청해 그렇게 했다."
―그 선배는 누구이며 돈은 어떻게 전달했나?

“초면이었고 돈은 작년 가을 직접 만나 건넸다.”

―정씨가 곽 감독에게 돈을 요구했다는데?

“영화 개봉 직후 면회갔을 때 ‘네 덕분에 히트했으니 신세 잊지 않으마’ 했다. 그 뒤 정씨가 교도소에서 보내온 편지에 ‘경택아, 이 안에서 네 영화가 수백억원 벌었다는 이야기 들으니까 치사하게도 마음이 약해지는 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가 보네. 그러나 그건 네가 알아서 배려할 부분이다’라고 써왔다. 나는 이게 ‘요구’라고 보지 않는다. 내가 알아서 감사의 뜻으로 준 거다.”

―투자사·제작사 쪽에 곽 감독이 “나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향후 사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 그쪽에서 알아서 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