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남자 일반 마라톤에서 우승한 충북의 이성운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제 8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마라톤 골인 지점이 마련된 13일 제주종합경기장. 23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이성운(23·코오롱)이 맨 먼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승을 확신한 이성운은 결승선 앞에서는 양팔을 옆으로 벌려 비행기가 날아가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여유있게 골인했다. 2시간18분42초. 건국대 2학년이던 지난 99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을 시작으로 6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따낸 첫 우승이었다.

선글라스를 관중석에 던지는 등 ‘신세대’다운 우승 세리머니를 하던 이성운은 인터뷰에서 “30㎞지점에서 스퍼트를 할 때 자신이 있었다”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서 비행기 흉내를 내며 결승선에 들어 왔다”고 했다.

“순위 싸움에 집중하느라 제 개인기록(2시간18분20초)을 단축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감사드리고요…. 아버지, 오래오래 사세….”

이성운은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이성운은 중학교때부터 아버지 이영석(52)씨, 동생 성재(19)군과 생활했다. 어머니가 여동생(21)과 집을 떠났기 때문이다.
아버지 영석씨는 농사와 살림을 하며 두 아들을 키웠다. 청각장애가 있는 자신의 동생까지 돌봐야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육상을 시작한 이성운은 운동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지만 "운동 열심히 하는 것이 내 생각해주는 것"이라는 아버지 말에 이를 악물고 달렸다. 혼자 농삿일과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아버지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올해 위절제 수술까지 받았다.

정하준 코오롱감독은 “마음의 상처를 딛고 열심히 훈련하는 성운이가 대견하다”며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어 내년에는 2시간10분 벽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