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과학고와 서울·경기·충남·강원과학고 등 전국 5개 과학고
교장들은 11일 서울대 공대를 찾아, 각종 국내외 경시대회에서
입상했음에도 내신성적이 나빠 수시모집에 불합격한 과학고 학생들을
배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장들은 이날 한민구(韓民九) 공대 학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에
수시모집 1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각종 경시대회를 준비하느라
내신이 좋지 않았다"면서 "작년에는 대회에 입상한 학생들이 모두
합격했는데 올해는 1단계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성과학고의 경우 지난 8월 열린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4명의
학생 중 3명이 떨어졌다. 수시2학기 모집 1단계는 총점 200점 중 내신
100점과 비교과성적 100점으로 나뉘는데, 탈락한 학생들은 입상 경력으로
비교과성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내신성적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희병(裴喜柄) 한성과학고 교장은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타려면 학업을 거의 전폐하듯이 몰두해야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를 잘하는 학생을 떨어뜨리는 것은 서울대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과학고 교장들은 이 밖에도 과학고 학생들을 위한 이공계 특별전형
수시모집 지원 자격을 내신 상위 5%에서 30%로 확대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서울대는 "현재로서는 경시대회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기본적인
학업 성실성을 나타내는 내신성적이 너무 떨어지는 학생까지 뽑아줄 수
없다"며 "대신 영재들을 뽑기 위해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