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정치권은 계속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노무현 후보측과 정몽준 후보측의 후보단일화
협의가 시작됐지만 그 확실한 결말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 여기에 민주당
후단협의 제3교섭단체 시도에 자민련 일부 등이 합쳐지는 이른바
'중부권 신당론'까지 겹치는 상황이니, 유권자들로서는 더욱 복잡하게
느낄 뿐이다.
한국정치에서 역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한두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시간은 더
촉박한데 상황은 더 유동적인' 예측 불가능 그 자체다. 그래서
'D-40'을 넘기는 시점인데도 국민들의 대선 선택지(選擇枝)가 사상
유례없는 '불확정성'에 빠져 있다. 이러한 전례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정치권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단일화든 신당창당이든, '하면 확실하게 하고 말면 확실하게
마는' 정직성과 진실성으로 임해달라는 것이다. 정치는 물론 게임의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지루한
게임보다는 '하면 하고 안하면 안하는' 진솔한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은 빨리 확실한 판을 봐야 하겠는데 시간은 너무 절박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정리와 명료화의 필요성이다. 대선판도가 너무 복잡다기하게
확산(擴散)쪽으로만 번지면 유권자들이 뭐가 뭔지, 누가 누구와 어떻게
다르고 비슷한지를 몰라 곤혹스러워하게 마련이다. 이 점에서 후보
단일화나 신당론, 민주당의 분당사태 등은 하루빨리 정리와 정돈,
단순화와 선명화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조그만 부스러기들이
무수하게 어지러이 왔다갔다 하는 단계를 신속히 수렴해서 큰 덩치들
사이의 명확한 대치선을 그어달라는 것이다. 그런 굵직한 대진표가
확실하게 드러나야 유권자들이 마음을 정할 것 아닌가?
이합집산의 모든 주체들이 국민을 피곤한 관중, 의아해하는 청중으로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