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영(金珏泳) 법무부차관을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순용·이명재 총장 등 대구·경북 출신을 두 차례 시킨 만큼, 이번에는 중부권(충청) 출신을 시키는 게 대선의 중립적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당초 검찰출신 변호사 중에서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었으나, 이 경우 유력한 후보가 또다시 대구·경북 출신이어서 내부 기용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김 차관이 유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호 게이트 등 「3대 게이트」와 관련해 그에 대한 비난이 많아 호남 출신의 다른 검찰 간부 기용을 검토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호남 출신을 임명하는 데 따른 부담이 커 충청 출신인 김 차관으로 낙착됐다는 후문이다.

반면 법무부장관은 호남 출신인 심상명 전 광주고검장을 임명했다. 이와 관련, 검찰 인사권을 쥔 장관을 호남 출신으로 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비호남 출신으로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총장 내정자는 서울지검장과 대검차장 시절 3대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으나 부실 수사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서울지검장으로 재직 중(2000년 7월~2001년 6월) ‘정현준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는 ‘정현준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동방금고 부회장 이경자(李京子)씨로부터 “국정원 경제단장 김형윤(金亨允)씨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검찰 지휘부는 “수사에 완벽을 기하라”며 사실상 ‘축소수사’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승현 게이트’ 수사 때도 진씨의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의혹이 제기됐지만 서울지검은 “혐의가 없다”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1년 후 재수사에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과 국정원 김은성(金銀星) 전 2차장, 정성홍(丁聖弘) 전 경제과장 등이 진씨를 비호하며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총장 내정자가 대검 차장일 때인 2001년 9월 대검 중수부에서 재수사한 ‘이용호 게이트’의 부실수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검은 신승남(愼承男) 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가 이용호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대가성이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신승환씨는 후일 특별검사에 의해 구속됐다.

김 총장 내정자는 지난 85년 충무지청장 시절 수뢰혐의로 구속된 세관직원을 석방하는 과정에 연루된 혐의로 감봉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