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수씨, 김귀조씨, 김대수씨(왼쪽부터)

자신을 계발하고 남을 돕는 봉사로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한 3명의 할아버지·할머니가 ‘멋진 노인상’을 받는다.

주인공들은 김귀조 (金貴祚·94·경남 양산) 할머니와 김홍수 (金弘洙·90·제주 서귀포시)· 김대수 (金大洙·85·대구) 할아버지. 세 사람은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회장 박상철 서울대 의대 교수)가 시상하는 ‘제2회 멋진 노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소식을 들은 김귀조 할머니는 “나보다 약하고 아픈 사람을 도와줄 수 있어서 늘 기뻤는데 무슨 상까지 주느냐”며 겸손해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김 할머니는 6·25전쟁 당시 대한적십자사 경남·부산지사 봉사회에 합류해 부상병들을 돌봐주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자원봉사 1세대’. 사라호 태풍 때에는 수재민 수용소에서 솥을 걸어 놓고 사람들에게 고깃국 등을 끓여 먹였고, 지난 85년에는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모금함을 들고 부산 국제시장 등을 돌았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재활용품을 팔아 자신보다 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이동 목욕차량을 구입하는 데 동참했다. 하경수(74)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봉사회장은 “자식뻘 되는 우리에게 ‘형님’으로 부르게 할 정도로 젊게 사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봉사회 회원 중 최고령자로, 이번에 봉사회를 대표해 상을 받게 됐다.

김대수 할아버지는 대구 지역에서 이름난 ‘컴퓨터 도사’. 경북대 의대 생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한 이후 독학으로 컴퓨터를 깨친 뒤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90년대 초 하이텔 노인동호회 ‘원로방’에 회원으로 가입해 노인들을 위한 의학상식 등을 연재했고, 동호회 대구·경북원로방을 만들어 컴퓨터를 두려워하는 노인들에게 배움의 문을 열어줬다. 90년대 말에는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등을 찾아다니며 컴퓨터와 통신망을 제공받아 60~70대를 위한 ‘컴퓨터교실’을 열기도 했다.

김홍수 할아버지는 서귀포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서귀포시교육청 교육장으로 정년을 맞은 교육계 출신이다. 그는 80년대 ‘노인들이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며 대한노인회 서귀포시 지회장으로 나섰고, 제주도 시·군 지역 노인교실을 노인대학으로 승격시키는 데 앞장섰다. 아흔 나이에도 불구하고, 1주일에 두 차례 정도 게이트볼을 즐긴다는 김 할아버지는 “노인들이 더 편하고 즐거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