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환경채널 환경TV는 지난주 한국통신으로부터 "전화를 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프로그램을 송신하는데 쓰이는 한국통신의 전송망 사용료
8억여원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경TV가 한국통신에 매달 내야 하는
사용료는 월 5500만원이지만, 환경TV가 지역케이블방송국(SO)들로부터
받는 수신료 총액은 월 85만원이다. 환경TV 김지호 사장은 "사용료
일부를 내고 사정사정해서 전화 끊는 것은 면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월 85만원 받고 어떻게 채널을 운영하느냐"고
탄식했다.

다채널 시대 채널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일부
채널은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 채널들은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할 만큼 고초를 겪고 있다.

지난 2000년 11월 개국한 기상정보채널 웨더뉴스는 지난 8월 말로 문을
닫았다. 전국 53곳의 SO에서 방영했지만, 웨더뉴스가 받은 월 수신료는
1500만원. 누적 적자가 40억원에 이르면서 경영진은 폐업을 선택했다.
기상청으로부터 '긴급기상방송기관'으로 지정받았지만, SO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웨더뉴스 강동훈 부장은 "위성방송이 출범하고 채널 설립이
등록제로 바뀌면서 공익성 있는 정보채널들이 홀대받은 경향이
있다"면서 "웨더뉴스를 의무적으로 틀어야 한다는 '의무전송 조건'이
아니라면 다시 채널사업에 손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적자에 허덕이는 채널들이 교양·정보·다큐멘터리에
집중돼있다면, 부자 채널들은 영화·만화·드라마·홈쇼핑 등
'오락성'이 짙다는 점이다. OCN, 투니버스, 바둑TV 등을 운영하는
온미디어의 올해 영업실적은 매출 900억원, 수익 90억원으로 추산된다.
m.net, 홈CGV, 푸드채널 등을 갖고 있는 CJ미디어 역시 올해 매출액이
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O들 역시 많은 시청가구를 확보하기 위해 오락성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교양 채널에 대해서는 "공짜로 들어오려면
계약하고, 아니면 말아라"는 식의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PP와 SO들의 협의체인 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 문제에 대해 뾰족한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부자 채널과 가난한 채널, SO들이
모인 단체이다 보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
협회측은 "공익성 채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안으로 윤리규정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
규정이 얼마나 구속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해결책은 방송위가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방송위는 채널 편성권이 SO 고유권한임을 들어 그간 이 문제에 개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방송위가 채널 편성비율을 고시할 수
있다"는 방송법 제11조에 근거한 대책을 검토중이다. 방송위 정한근
행정3부장은 "분야별로 채널편성 비율을 정하는 방법과, 채널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 채널사업 등록을 취소하는 퇴출기준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