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감독의 선수 사랑은 자식 사랑.'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이 첫 청백전을 치른 27일 대구구장. 한낮인데도 기온은 섭씨 10도를 밑돌았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대사'를 앞두고 손발이 꽁꽁 언다는 이유로 연습 경기를 건너 뛸 수 없는 일.

김응용 감독은 구단 업무지원조에 SOS를 쳤다. 덕아웃에 전기난로 이외에 화로 몇개를 갖다 놓으라고 한 것. 김정수 매니저는 어디서 구해 왔는지 숯불이 가득 담긴 철제 화로 3개를 대령했다. 열이 후끈 달아 올랐고, 덕아웃은 곧 훈훈해졌다.

김감독은 눈치를 보며 근처에 얼씬도 못하는 젊은 선수들을 화로 곁으로 떠밀다시피 앉혔다. 타는 냄새가 좋지 않으니 소금을 숯 위에 뿌리면 괜찮다며 손수 자루에 담긴 왕소금을 한줌 뿌렸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선수들을 보는 김감독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역력했다.

손을 호호 불어가며 치른 6이닝 청백전은 1시간40분이 걸렸다. 대낮인데도 얼굴은 파랗게 얼고, 찬바람에 헛기침까지 해대는 선수도 보였다. 이를 본 코끼리 감독의 안쓰러운 표정.

더운물 샤워가 최고라며 경산 볼파크까지는 너무 먼 만큼 인근 목욕탕에서 단체로 사우나를 하라고 지시했다. 덕분에 선수들은 멀리 가는 수고를 덜고 시설 좋은 동네 목욕탕에서 뜨거운 사우나를 즐기며 희희낙락.

김감독은 선수들의 체력과 건강, 부상에 대해 민감할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 쓴다. '막내 아들 뻘'되는 선수들의 고생에 치밀어 오르는 '부정(父情)'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김감독의 이번 한국시리즈 테마는 '사랑'이다.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