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전 회장은 27일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정 후보가
모든 책임을 나에게 넘기는데,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현대중공업
돈은 정몽준 후보 아니면 핸들링할 사람이 없다. 정 후보가 지시해서
시장에서 샀고, 팔아서 이익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1998년 5∼11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자금 2134억원을
이용, 시세 조종을 통해 현대전자 주가를 1만4800원에서 최고
3만4000원선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 전 회장은 "검찰에 소환된 날 아침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나를 불러 30년 만에 처음으로 내 두손을 잡더니 '몽준이 별 일 없게
알아서 잘 해'라고 했다"며 "그리고 검찰에 가서 '내가 지시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가 관련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 정황이 그렇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상선 대출금 4000억원 비밀 대북지원설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3년 전인가 비슷한 얘기가 있어서
법정소송까지 가려고 한 적이 있다"면서 "그때 나왔던 얘기를 이
회장이 다시 한 것 같은데,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광철
공보특보는 논평을 통해 "당시 현대중공업은 계열분리되기 전이었고
현대그룹이 중공업주식의 35%를 갖고 있어 중요한 결정사항은
그룹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 전 회장이
느닷없이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東京=權大烈특파원 dyk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