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진료시간 상담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50대 초반 아주머니가
울먹이기부터 한다.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받은 뒤, 여성으로서의
상실감 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었다. 자궁 절제 수술을 한 뒤, 남편이
외도를 하는 것 같았는데, 괜히 죄인 된 기분에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고 또다시 울먹였다.
목소리를 낮춘 아주머니는 얼마 전 수술하고 처음으로 부부관계를
시도했으나 남편이 "느낌이 나빠서 도저히 못하겠다"며 부부관계를
중단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쁜이 수술을 하면 남편이 예전과
같이 다시 만족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의 병으로 자궁을 적출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때는 일반적으로 질의 위쪽 부분도 함께 잘라낸다.
그러나 부부의 성교는 남은 질 부위에서 이루어지며 실제 성관계는
자궁과 무관하다. 수술 후 6~8주 후 성행위가 가능하다.
다만 자궁을 적출하면 윤활성 점액 분비가 줄어 성교통(痛)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젤리나 호르몬 등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질이
건조해지는 현상을 고려치 않고, 이쁜이 수술로 질 입구만 조여주면
오히려 성교통을 조장할 수도 있다.
반드시 생식기의 질환이 아니라도 유방암 등의 병이 있는 경우에도
부부관계가 소원해 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성행위시, 자신의 신체
이미지가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소보다 살이 좀 찐 것 같은
생각만 들어도 성감이 떨어지고 부부관계에서 움츠리게 되는데, 하물며
자궁이 없다거나 유방이 없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 이런 여성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의학적 도움보다 배우자의 따뜻한 마음가짐과 애정
표현이다.
(김경희·이윤수비뇨기과 부부클리닉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