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로운 핵개발은 늦어도 1997년부터 시작됐으며, 우라늄 농축에 필수적인 원심분리기는 파키스탄 등으로부터 1000대 이상 조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정보기관과 가까운 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비교적 빠른 단계에서 상당 규모의 계획이 추진된 사실이 밝혀졌다”며 “북한은 원심분리기를 수백대 단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조달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북한은 1997년에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개발에 착수한 후 우라늄 농축 시설 건설을 여러 개의 공기(工期)로 나누어 농축 공정에 없어선 안 될 원심분리기 등 기자재를 파키스탄 등으로부터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러시아 공급업자들이 수년 동안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폭탄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을 제공했다”고 미국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WSJ는 이날 “미국은 러시아 공급업자가 핵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가스 원심분리기용 특수 금속과 밸브, 펌프와 기타 부품들을 공급해 왔다는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미국 관료들은 ‘러시아 정부가 이러한 거래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으나,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강력한 대(對)이라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인해 공개적으로 맞서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러시아 외무부의 알렉산더 야코벤코(Yakovenko) 대변인이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러시아의 관여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뉴욕=金載澔특파원 jaeho@chosun.com)
(東京=權大烈특파원 dyk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