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는 기회를 주셔야죠." 18일 인천 SK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코치의 하소연. "우리한테도 6위 여부가 달려있는 중요한 경기"라는 SK 신언호 코치에게 던진 농담 섞인 진담이었다. 하지만 SK는 두산의 실낱같은 희망을 꺾어버렸다. 지난해 기적같은 우승을 이끌어낸 두산이 4강에서 탈락했다. 9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어가며 올시즌도 변함 없는 우승후보였던 두산의 좌절은 어디서 출발했을까.
타선의 몰락
지난해 두산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은 장거리 타자와 단거리 타자가 절묘하게 조화된 타선의 힘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공포의 반달곰 타선'은 후반기부터 날카로움을 상실한채 표류했다. 최강 1,2번을 자랑하던 정수근 장원진이 나란히 부진에 빠진데다 공포의 클린업트리오인 우즈-김동주-심재학은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할3푼대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정수근은 하위 타선을 전전했고, 우즈는 가장 힘을 내야 할 8월12일 부상 치료를 이유로 훌쩍 미국으로 떠나 20여일간 그라운드를 비웠다. 전반기 2위 두산이 후반기 시작부터 9연패에 빠진 것은 타선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SK-기아와의 악연
18일 현재 기아전 5승1무13패, SK전 6승1무11패. 올시즌 김인식 감독의 좌절은 양팀에게서 맛봤다. LG와 치열한 4위 싸움을 하던 지난달 10, 11일 SK와의 잠실 3연전서 레스-박명환-구자운의 필승 카드를 차례로 투입하고도 3연패. 이후 가까스로 회생하는듯 하던 두산은 지난달 24, 25일 광주 기아와의 2연전서 완패함으로써 사실상 4강 꿈을 접어야 했다. 마지막 순간인 18일에도 SK에 패해 김감독의 씁쓸함은 두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