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비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미국이 17일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각종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북의 핵무기 개발의 진상은 무엇인지를
문답식으로 정리해본다.

◆왜 우라늄 핵개발인가?

북한은 과거 주로 플루토늄(Pu) 재처리를 이용한 핵개발을 추진해왔으나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불가능해지자, 국제적인 감시·통제망이 느슨한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개발을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의 원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 2600만t이 매장된 광산이 황해북도 서흥과 평안남도
성천에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됐을 것이다. 천연우라늄에는 핵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우라늄238'이 대부분(99.3%)이어서 핵으로 활용키
위해서는 '우라늄235'(0.7%)의 비율을 20%까지 높여야 하는데, 이
작업을 농축이라고 하고 주로 가스원심(遠心)분리법이 사용된다. 이
과정을 통해 제조된 고농축우라늄 15~18㎏으로 핵무기(폭탄) 1발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농축기술 장비는 왜 파키스탄에서 구매했나?

우라늄 농축 기술은 핵의 확산과 관련된 민감한 기술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기술이전이 금지되고, 원자력 선진국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
현재 농축시설 보유국은
미국·영국·러시아·중국·일본·인도·파키스탄 등 15개국 정도에
불과하며, 심지어 우리나라도 농축작업을 미국과 프랑스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중 선진국들은 북한에 기술이전을 하지 않으며 인도는
우라늄 농축보다는 플루토늄 재처리를 통한 핵개발에 주력해왔다.

1998년 핵실험에 성공한 파키스탄은 우라늄 농축기술 장비를 수 차례에
걸쳐 북한에 판매했고, 그 반대급부로 북한으로부터 '노동'미사일 등
중단거리 미사일 관련 기술을 수입해왔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미국은 99년 6월 인도 서부 칸들라항에서 억류된 북한 화물선
'구월산(九月山)'호가 파키스탄을 위한 전술적 미사일과 부품 등을
탑재한 사실을 포착한 뒤 줄곧 양국의 핵·미사일 교차(交叉)거래
커넥션을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축 실험은 어디서 어떻게 했을까?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구매한
가스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올 7~8월에 농축실험을 시도했다. 실험 장소는
정보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우라늄 광산이 있는 황해북도와 평안남도
경계의 한 곳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이 우리의
상암 월드컵축구장 규모인 데 비해 우라늄 농축시설은 축구장의 10%
안팎의 면적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북한은 이미 98년부터 몇 차례
농축실험을 해왔다. 하지만 당시 실험들이 단순한 원자력 연구용이었던
데 비해 올해 실시된 실험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미국측은
파악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어떻게 증거를 확보했나?

미국은 98년 금창리 시설 사찰과 99년 구월산호 억류 이후부터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 등을 면밀히 체크했고 인공위성 사진도 동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급진전됐기 때문에 미국이 파키스탄측으로부터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해 북측에 제시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