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1000만 서울 시민이 숨쉬고 삶을 영위하는 산소와 같은
존재이다. 또 높고 낮은 봉우리가 조화를 이루어 등산에서부터 가벼운
걷기까지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우리들의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수락산·불암산도 북한산과 더불어 서울 외곽에 의연히
버티고 서서 비바람을 막아주고 더위를 식혀주는 든든한 친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세계 어디에도 서울처럼 명산이 함께 있는 수도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라. 서울의 산들은 세계인이 부러워 할 수 있는 복 받은
산이다. 보석 같은 우리의 북한산·수락산·불암산이 아파서 괴로워하고
있다. 도시 외곽도로가 얼마만큼 절실한지는 몰라도, 명산의 허리를 뚫고
절단해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만 우회하면 될 것을 왜 100년 아니,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처리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환경부나
건교부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도 북한산에 올라서 보면 어디로 길을 내야
된다는 것쯤은 알 수가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이번 홍수에 많은 피해를
본 강원도 실태를 저들은 알고 있을까. 왜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는가.

졸속으로 된 환경평가와 그토록 각계에서 반대하고 대안까지 제시했건만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는 건교부…. 회룡사·얼음골 등
일부에서 공사정지 일부 승소판결을 받고, 또 문화재 파괴 문제로
몸싸움까지 벌였는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각계 전문가가 다시
모여 100년 후를 보고 진지하게 사심없이 재고함이 어떤가 제안한다. 또
피해 실태조사를 공동으로 해 보자. 예컨대 중부고속도로의 터널 좌우,
서해안고속도로 터널 좌우 반경 1㎞까지 실태조사를 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사전에 주도면밀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 외압에
눌려 적당히 하고 담당자리만 벗어나면 책임이 없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버리자.

아울러 어떤 공사를 하더라도 리콜제를 도입하고 완성된 후 시공사,
담당공무원의 이름을 기재하여 후손들이 두고두고 평가할 수 있도록 그
공과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文鍾根/산악인·서울 영등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