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최규웅(31·통영시 무전동)씨는 경남
통영시청으로 김동진 시장을 찾아가 1590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건네며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한 살 배기 아들 명주를 백혈병으로 잃은 최씨는 잠시 자식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난 듯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최씨가 건넨 돈은
"명주군의 치료비에 보태라"며 지역주민들이 지난 4월부터 모금해 준
돈의 일부였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감기 증세를 보이던 아들 명주군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 3월말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트럭 기사로 일하며 1000만원 짜리 전셋집에서 아내(29),
두 아들과 함께 생활하던 최씨는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몇
장의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백혈병
선고를 받은 것. 딱한 소식이 전해지자 무전동사무소가 동사무소에
모금함을 설치한 것을 비롯, 지역 내 기관 단체 등이 모금운동에 나서
3230만원을 최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던
명주군은 지난달 12일 끝내 세상을 등졌다. 망연자실하던 최씨 부부는
성금 가운데 치료비로 쓰고 남은 1590만원을 백혈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아이의 치료를 위해 보내온 성금인 만큼
개인적으로 쓸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씨는 조만간 통영시 명정동에 거주하는 어머니(61)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남은 빚을 갚는 데 전세금 1000만원을 사용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