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화려하고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 LG의 94년 우승드라마를 이끌었던 '신바람 루키 3총사' 가운데 이제 딱 그 하나만이 남았다.

홀로 선 유지현(31)이 꿋꿋하고 당당하게 쌍둥이의 가을을 이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그는 두 동기생과 나란히 걷고 있었다.

'허리케인' 서용빈은 찬스에 강한 정확한 중거리포로, '캐넌히터' 김재현은 쌍둥이의 장타와 해결타를 도맡는 타선의 무게중심으로. 6월 이후 LG의 도약을 이끈 플레이메이커 유지현은 '꾀돌이' 톱타자로. LG팬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키워드, '리멤버94'의 외침이 모처럼 쟁쟁했던 2002시즌이었다.

서용빈이 지난 8월 시즌중 입대의 충격적인 모습으로 먼저 그라운드를 떠났고, 고관절 부상중에도 투혼의 활약을 보였던 김재현은 아시안게임 시즌중단 기간에 정밀검사를 받은뒤 안타깝게 시즌을 마감했다.

얼떨결에 혼자가 됐다. 이제 3명 몫의 화이팅, 3명 몫의 분발이 필요할 때.

그만큼 해내고 있다.

유지현은 13일 LG가 17일만에 소중한 1승을 따낸 광주 기아전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4안타(6타수)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이 6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던 전날 경기서 홀로 2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이틀동안 돋보이는 맹타.

조용한 상승세가 길다.

아시안게임 중단기간 이전에 유지현은 11경기 연속안타로 꾸준하게 팀 타선을 이끌었던 터. 열흘의 휴식기를 번 뒤 13경기 연속안타를 이어냈다.

13일의 승리로 LG는 기어이 포스트시즌행 9부능선을 넘었다.

"주장 체면이 있지.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잘 가야죠."

자신감 만큼은 외롭지않다.

< 스포츠조선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