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9층 3개 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 목동 하이페리온이 20층 내외 아파트로 구성된 목동단지 가운데 들어선다.<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42∼69층), 목동 하이페리온(54∼69층),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34∼41층), 서초동 현대수퍼빌(46층), 신대방동
보라매 쉐르빌(49층) 등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들이 서울의 '노른자위'
땅을 점령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높은 용적률이 적용되는 상업지구여서 아파트를 지을 수
없지만,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같이 들어선다'(주상복합·住商複合)는
명목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가·사무실 대신 주거공간이 최대
90%까지 차지해 사실상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셈.

◆ 주거환경 파괴 우려 =현재 서울시내에서 공사 중이거나 준공된 30층
이상 주상복합건물은 모두 31곳. 백화점·헬스클럽 등이 한 건물에
들어서고 넓은 평형이 많아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수 있다지만,
교통·학교 문제 등으로 주거환경 악화를 부채질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구에 따르면 2004년까지 도곡동 일대
타워팰리스·대림아크로빌·아카데미스위트·우성캐릭터빌·현대비전21
등 4420가구가 입주를 마치면 현재 도곡동
주요 도로의 출퇴근 시간 속도가 평균 시속 10.1∼33.5km에서 ▲2007년
8.7∼32.2km ▲2011년 8.0∼30.5km ▲2016년 7.2∼27.1km로 악화된다.

목동에선 하이페리온의 상업부문인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30일 입점한 뒤
주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선희(朴善姬·59)씨는 "마을버스로
지하철역까지 5분 거리가 현대백화점이 들어선 후 2∼3배 더 걸리고
있다"며 "내년 7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에 사는 한선정(韓善晶·31)씨는 "문을 열면 보이는 주상복합
건물이 공룡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초동 우면산을 자주 찾는
이모(65)씨도 "산 위에 올라가도 초고층 건물에 가려 경치를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주상복합은 300가구 이상 아파트의 경우 학교시설 부담
규정에서도 제외돼 주변 학급 과밀화를 부추기고 있다.

◆ 고급 아파트 공급 통로 =주상복합은 아파트 평형에 대한 규제가 없어,
70∼90평형 대의 큰 평수가 주로 들어서고 있다. 타워팰리스 3000여가구
중 553가구가 70평형 이상이고 100평형 이상도 162가구나 된다.

고급 단지라는 이미지 때문에 가격도 초강세다. 타워팰리스 35평형
A타입은 분양가 3억1000만원에 프리미엄이 3억5000만원 이상 형성돼
있다. 하이페리온은 분양가 5억6900만원인 56평형이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붙어 6억4900만∼6억69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1차 38평형도 분양가 2억4900만원에 2억8000만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 마구잡이 신축 규제 필요 =서울시는 지난 2000년부터 주거 비율이
높으면 용적률을 낮추는 '용도 용적제'를 적용해 마구잡이 주상복합
신축을 억제하고 있다. 21층 이상 건물 허가도 시에서 내주고 있다.

서울대 안건혁(安建爀·도시공학) 교수는 "주상복합 용적률(최대
600%)을 상업 지구 업무용빌딩의 평균 수준인 300∼400%로 낮추도록
유도하고 학교 등 기반 시설 확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