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준결승에서 패한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박항서 축구 대표팀 감독./부산=<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한국이 이란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순간 박항서 감독은 팔짱을 낀
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려던 꿈이 깨졌기 때문이었다. '패장' 박 감독의 향후 거취는
어떻게 될까?

지난 8월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에 지명된 때부터 박항서 감독의 위치는
불안했다. "히딩크 감독의 복귀 전까지의 '한시적인' 감독이다"
"아직 감독의 경험이 없어 불안하다" 등 박 감독에게 무게를 실어주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됐다. 지난달에는 연봉과 지위 등 계약문제와
남북통일 축구 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의 벤치 착석 문제를 놓고
축구협회와 갈등을 나타내며 불편한 관계가 지속됐다.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둔 상태라 갈등은 임시 봉합됐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 이란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거취를
묻는 질문에 "아직 3·4위전이 남아 있고, 감독으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대답했다. 축구협회와의 계약 문제가
확정되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박 감독은 그러나 "선수 선발과 기용, 팀 운영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이 문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