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손탁, 밀란 쿤데라, 샐먼 루시디(왼쪽부터)

올 노벨문학상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AP,로이터를 비롯한 세계유수
언론들은 스웨덴 현지와 미국·유럽의 문학평론가, 출판인, 문학써클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저마다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전망은 '빗나가기로 유명한' 전통이 있는데다,
올해는 뚜렷이 부각되고 있는 후보조차 없어 안개에 싸여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는 미국 차례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필립 로스, 존 업다이크, 토마스 핀천, 시인으로는 존 애쉬버리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9·11사태와 미국·이라크 전쟁 임박 등으로
정치적 오해의 여지가 있어 미국 작가들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올 노벨문학상이 여성작가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성작가는
1993년 미국의 토니 모리슨이 마지막 수상자이다. 유력한 여성후보는
미국의 조이스 캐롤 오츠, 라트비아의 비즈마 벨세비카, 덴마크의 잉겔
크리스텐센, 영국의 도리스 레싱, 캐나다의 마가렛 애트우드와 앨리스
먼로 등이 거론된다.

노벨 문학상이 어느 지역, 어느 장르에게 주어질 것인가도 관심사다.
올해는 시인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이 경우 물망에 오르고
있는 사람은 아도니스라고만 알려진 시리아 출신의 시인, 중국의
망명시인 베이 다오, 스웨덴의 토마스 트란스트뢰머 등이다. 여기에
한국의 고은 시인도 끼여있다. 고씨는 노벨문학상을 겨냥해 수년 전부터
스웨덴 한림원을 비롯, 미국과 유럽 등지에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마침내 주요 언론이 그를 거명하기 시작했다.

이밖에 거론되고 있는 작가로는 '악마의 시'로 유명한 샐먼 루시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 스페인의 하비에르 마리아스 등이 있다.
소말리아의 누루딘 파라, 헝가리의 임레 케르테츠, 네덜란드의 세스
노테봄, 벨기에의 후고 클라우스, 남아공의 존 쿳시,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이스라엘의 아모스 오즈,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와
벤 오크리, 미국작가 수잔 손탁과 노먼 메일러, 인도작가 라자 라오,
아일랜드의 윌리엄 트레버 등도 에상 리스트에 올라있다. 이들은
노벨문학상 철만 되면 거론되는 '단골 후보'들이다. 지난해 수상자인
나이폴 역시 단골 후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언제고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맞추기가 이처럼 수많은 후보들을 나열하는 '적중률
낮은'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스웨덴 한림원(the Swedish
Academy)이 발표 전까지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후보 명단조차 향후 50년간 공개되지 않으며, 발표일도 통상적으로는
10월 둘째 주 목요일이지만, 공식적으로는 발표 이틀 전에야 비로소
공표된다. 이런 비밀주의는 노벨문학상이 그만큼 정치적 판단이나 정실
등에 휘둘리기 쉽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노벨문학상은 강대국간
정치적 '나눠먹기'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노벨문학상이 작가들에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인 것도
사실이다. 우선 100만달러에 이르는 상금과 세계적인 명성, 그에 따르는
책 판매 수익이 주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