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사실이 노출돼 사표를 제출한 박만순(朴萬淳·52)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청탁을 받아 경찰 수사기밀을 누출하고, 인사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9일 서울지검과 총리실 등에 따르면 박 비서관은 중앙경찰학교장 직무대행으로 근무하던 작년 하반기 평소 알고 지내던 권모씨로부터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인터넷 기업가 김모씨를 선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비서관은 그러나 경찰청의 한 총경을 통해 검찰이 김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결정한 사실을 알고, 이를 권씨를 통해 김씨에게 알려 김씨가 도피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박 비서관은 또 작년 인사청탁 대가로 1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고 사정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박 비서관이 서울 북부경찰서장을 지내던 지난 95년 증권사 지점 고문으로 있는 권씨와 알게 돼 친분을 유지해왔으며 그동안 사건 청탁 등을 받는 대가로 금품·향응 등을 제공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씨는 최근 박 비서관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박 비서관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해온 사실을 담은 진정서를 총리실에 제출했으며, 진정서에 기재된 금품의 총액은 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작년 5월부터 11월까지 중앙경찰학교장 직무대행을 지냈으며, 작년 11월 15일 치안감으로 승진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재직했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지난 8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이 같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으며, "오히려 권씨로부터 협박을 당해 금품을 갈취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날 이 사건을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