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고 정보기관인 국방정보본부가 지난 6월 29일 서해교전 발생 이후
7월 초까지도 '북한 경비정 1척이 일으킨 우발적인 사건'으로
판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지가 7일 단독 입수한 한철용(韓哲鏞) 전 5679부대장(육군소장)의
비망록(備忘錄)에 따르면 정보본부는 교전 발생 닷새 뒤인 7월 4일 열린
서해교전 성격 평가를 위한 한·미 합동회의에서 "서해교전은 경비정의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는 입장을 취해 "상부지시에 따른 계획적인 선제
기습공격"이라고 주장한 5679부대 및 미군측과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다.

정보본부의 이 같은 입장은 국방부가 서해교전 당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발표한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군의
이 같은 혼선은 국방부가 일단 국민 여론을 감안해 '의도적 도발'로
규정한 상황에서, 정보본부측은 종전 입장을 견지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해교전 후 정보본부도 국방부
공식입장과 같이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로 평가했으며 한 소장
비망록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방부 특별조사단(단장 김승광·金勝廣 육군중장)은 이날 북한의
도발 가능성 보고가 당시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등에 의해 삭제 또는
묵살됐다는 한 소장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특조단은 9일까지 김 전 장관과 한 소장, 5679부대와 합참 정보본부의
고위 실무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에 대해서도 조사해 10일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