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퓰리처상(Pulitzer Prizes)은 1917년에 제정됐다. 헝가리
태생의 저널리스트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지금은
컬럼비아대학의 퓰리처상 위원회가 저널리즘 14개, 문학 6개, 음악
1개 부문에 수여한다. 문학상은 미국인의 삶과 역사를 다룬 작품이
먼저다. 수상자 목록에선 헤밍웨이·포크너·솔벨로·업다이크 같은
불후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자다. 그가 35세 젊은
나이에 자살하자 고교동창 기쿠치 간이 1935년 상을 만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일본의 순수문학을 대변하는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이다.
1923년 기쿠치가 창간한 '문예춘추'가 주관하고 있다. 이 상은
노벨상을 받은 오에겐자부로처럼 큰 작가를 배출해왔다. 재일교포로는
이회성·이양지·유미리·현봉호가 받았다.

영국의 부커상(Booker Prize)은 1968년에 제정됐다. 한 해 동안
영연방과 아일랜드에서 발표된 소설 가운데 수상작을 가린다.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대형 작가를 거느리고 있던 부커 브러더스 출판사가
창설했다. 성비까지 감안해 소설가·비평가·문학교수·출판편집인·
언론인으로 구성된 심사회가 있는데, 매년 교체된다. 공정성을
위해 별도 자문위까지 있다. 수상작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고,
상당수가 영화화된다. 이 상은 창립자가 고백하듯 프랑스의 공쿠르상에
필적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에 제정 100주년을 맞는 공쿠르상(Prix de Goncourt)은 소설가
에드몽 드 공쿠르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다. 원래는 생활이 어려운
작가를 돕는다는 취지였다. 수상자에게 '명성'과 '밥'을 동시에
안겨주는 이 상은 실제로 밥을 먹으며 심사한다. 문인 10명으로 구성된
심사회는 매달 첫째 목요일 파리의 드루앙 식당에 모인다. 종신제
심사위원에겐 전용 식기가 있고, 후임자는 식기를 물려받아 전임자의
이름을 깎아내고 제 이름을 새긴다.

2002년도 동인문학상 수상작에 입심 좋기로 소문난 성석제씨의
작품집이 결정됐다. 김동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6년에 제정된
이 상은 3년 전에 크게 개혁됐다. 심사위원이 종신제이고 지정된
음식점에서 심사를 하며 매달 심사독회를 한다는 점이 공쿠르상을
닮았다. 제1차 후보목록을 만들고, 이를 2차 목록으로 압축한다는
점은 부커상 쪽이다. 어느덧 국내 문학상도 300개에 육박한다.
국내외 유수 문학상들이 수상작을 발표하는 축제 소식이 들리면 가을이
본격적으로 깊어간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