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껜 여전히 섭섭한 심정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에겐
감사드립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권농동 '시민의 신문'편집국에는 네팔
카트만두로부터 인터넷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였던 네팔인 파상 셀파(31·본명 핀조 라마)씨가 보낸 것으로
"4년간의 체불 임금을 성금으로 갚아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국내 82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시민의 신문'(편집국장 崔方植)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셀파씨의 밀린 임금 갚아주기'캠페인을 벌여
모두 577만원을 모금, 지난달 13일 현지 은행을 통해 셀파씨에게
전달했다. 비록 전체 체불임금 1200만원에 못 미쳤지만 셀파씨는
"임금을 떼어먹은 사장 한 명 때문에 한국 전체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네팔의 칸첸중가 '룽퉁' 마을에 살던 셀파씨는 92년 "한국에 가면 큰
돈을 번다"는 말을 듣고 한국으로 건너와 경기도 광주시의 모 철제가구
직판장에서 7년 동안 일했다. 한 달 월급은 고작 37만원. 하지만 한국인
사장은 이마저도 "목돈을 만들어 주겠다"며 일부 임금의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셀파씨는 결국 "돈이 없으니 나중에
보내주겠다"는 말만 듣고 98년 귀국했다.

셀파씨의 사연은 올해 초 '시민의 신문'을 통해 수기형태로 연재됐고,
이를 계기로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셀파씨는 감사편지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네팔을 방문하면 허름한 집이지만 아내와 함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