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주사의 위력을 과신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주사와 내복약의 약효 차이는 거의 없으므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주사에 대한 환상은 '단박에, 손쉽게 병을 고치고 싶다'는
기대심리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통한 주사 한 방이나 명약
한 첩으로 빨리 효과를 보겠다는 기대가 강하다. 때문에 주사 한대
맞으면 금방 병이 낫는 것처럼 심리적 만족감을 느낀다.

가령 비만클리닉을 찾는 환자 중에도 "복부 주사를 맞으면 지방이 쭉
빠진다는데 나도 한방 놓아달라"고 청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은 복부
피하지방에 아미노필린 주사를 놓는 요법인데,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아무리 설명해도 좀처럼 환자를 설득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비만 환자들이 "힘들게 운동하지 않고 단박에 살을 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약 처방을 조르는 것도 같은 심리다. 그나마
요즘은 리덕틸·제니탈 등 지방흡수를 줄이는 약이 개발돼 다소
나아졌지만,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 거의 없던 과거에는 환자들의
막무가내 요구를 거절하느라 애를 먹었다.

건강의 왕도는 좋은 생활 습관이다. 특히 비만·당뇨·고혈압 등은
상당부분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최고다.

(양윤준·인제의대 일산백병원 비만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