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장남의 병역의혹을 폭로한 김대업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음 테이프의 조작 가능성( 본지 30일자 1면 보도 )을
놓고 30일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었다.

한나라당은 즉각 김씨와, 한나라당이 김씨 배후로 지목한 천용택(千容宅)
민주당 의원,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이날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병풍사건의 진상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고,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사필귀정이다. 조작테이프를 사실인 양 공개했던 검찰이 반성하고
테이프를 조작한 김대업을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이 관련자 구속과 함께
계좌추적을 하면 정치공작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검찰 내의 특정 일부 정치검찰이 또 다시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원본은 보이스펜이고
이를 소형녹음기로 1, 2차에 걸쳐 복사한 것이기 때문에 녹음 시점이
각각 다른 것은 당연하다"면서 "병역 비리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이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테이프 조작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최연희(崔鉛熙) 의원은 "8월 30일 제출된 테이프 원본의 성문분석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우선 김대업씨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김대업씨를 천용택 의원에게 연결시킨
사람이 인터넷매체인 오마이뉴스의 김모 편집장이고, 김 편집장과 최모
변호사 등이 김대업씨와 함께 병풍을 기획했다"며 "테이프 조작이
드러난 만큼, 천 의원과 김 편집장, 최 변호사, 이들이 동원한 속기사의
신병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이에
대해 "천 의원을 김대업씨에 소개시켰거나 병풍을 기획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녹음테이프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지 않고,
병역의혹에 대한 수사만을 묻거나 국세청을 동원한 세금모금
의혹(세풍·稅風) 등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테이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병풍의 진상은 거의
드러났으니 한인옥씨와 이정연씨를 불러 조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병풍보다 문제가 있는 것이 세풍"이라며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테이프 조작 가능성과 관련, "수사 중에
있기 때문에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