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회에 처음 나오는 분들을 대상으로 입교(入敎) 동기를 물으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라고 응답한다. 마음이
평화롭지 않다는 것은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공통된 삶의 지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한 개인의 고통일 뿐 아니라 사회의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우리는 어떻게 행복에 다다를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진정 평화롭고 조화롭고 건강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나 아닌 나'를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혹은 '나 아닌 나'를 나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에 의해 본래의
나는 죽고 거짓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지금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커다란 힘과 무게 중심이
물신주의(物神主義)에 기초하는 것이 사실이다. 연봉의 많고 적음이 곧
우리의 행복 지수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끝없이 나 아닌 나를 찾아
떠나는 외로운 여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오늘도 참 행복은 강요되고
왜곡된 거짓 내가 아니라 본래의 나를 발견하고 인정하고 존중할 때
주어지는 것임을 이야기하게 된다.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역사도 그 개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크게 화려하지는 않아도 결코 비교될 수 없는,
아니 비교되어서도 안되는 작은 행복으로 꾸며진 행복이 진짜 행복이라고
나는 믿는다.
(박선용·서울 옥수동성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