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인가, 필연인가.'

올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시즌 10승에 재도전하는 박찬호(2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오클랜드 에이스의 마크 멀더(25)와 다시 만난다. 개막전에 이어 28일(이하 한국시간)의 시즌 최종전 정면 격돌까지 올해만 네번째의 맞대결이다.

지난 3차례의 만남에서는 박찬호의 완패였다. 개막전 패전을 비롯해 박찬호는 2패만 당했고, 멀더는 2승을 챙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3번의 대결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결전의 장소가 알링턴 볼파크로 잡힌 것. 3차례 모두 원정 경기로 고전했던 박찬호로서는 이번이 올시즌 마지막이자 절호의 복수 기회다.

야구는 통계의 경기. 멀더의 알링턴 볼파크에서의 역대 성적을 보면 28일 결전만큼은 박찬호의 승산이 높아 보인다.

올시즌 박찬호는 홈에서 6승3패를 기록했다. 방어율이 7.28로 나쁘지만, 전반기의 부진 때문이다. 최근 홈 3게임에서 박찬호는 3승 무패에 방어율 2.84의 호성적을 거뒀다.

반면 멀더는 알링턴이 싫다. 올해 두번 등판해서 2패만 당했고, 방어율이 8.10이다. 4월12일 경기에서는 4이닝만에 4점을 내주고 강판된 뒤,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명단(DL)에까지 올랐다. 7월27일에도 설욕을 노렸지만, 6이닝 동안 홈런 3개를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볼파크에서의 통산 성적도 7게임에서 2승4패에 6.64의 높은 방어율. 일반적으로 왼손투수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볼파크지만, 멀더는 알링턴 구장의 제트 기류에 꼼짝을 못하고 있다.

멀더는 또 올해 허용한 21개의 홈런중에 텍사스에게만 6개를 맞았다. 팔메이로, 알렉스 로드리게스, 멘치, 에버렛, 리베라 등이 모두 멀더에게 홈런을 친 경험이 있다.

조우승이 확정적인 오클랜드는 28일 텍사스전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박찬호는 6년 연속 10승과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일전이다. 시즌 고별전. 승리외엔 선택이 없다는게 박찬호의 생각이다.

< 알링턴(미국 텍사스주)=스포츠조선 민훈기 특파원 >